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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렇게 해봐도, 백약무효한 롯데의 8연패

백약이 무효하다.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5-6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지난 9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시작된 패배가 어느덧 8연패까지 쌓였다. 선두 KIA 타이거즈와는 11경기 차로 벌어졌고, 9위 KT 위즈에도 1경기 뒤진 최하위다. 이날 롯데의 라인업에는 김태형 감독의 깊은 고민이 담겨 있다. 당초 롯데 구단이 사전 공지한 라인업은 김민석(중견수)-정훈(1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이정훈(지명타자)-손호영(2루수)-김민성(3루수)-박승욱(유격수)-정보근(포수) 순이었다. 그러나 20분 후 수정된 라인업을 공지했다. 김민석(중견수)-이학주(유격수)-이정훈(지명타자)-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정훈(1루수)-박승욱(3루수)-손호영(2루수)-정보근(포수)으로 새롭게 타순을 짰다. 기존의 3루수로 이름을 올렸던 김민성이 빠지고 이학주가 유격수로 투입됐다. 나머지 8명 중 일부는 타순과 수비 위치가 소폭 조정됐다. 이에 대해 김태형 감독은 "이렇게 저렇게 해봐야죠"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이날 경기 전까지 팀 타율이 0.241로 10위였다. 타선이 반등해야 부진 탈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만큼 사령탑의 생각은 복잡했다. 이날 타순 변경에도 그런 고민이 담겨 있다. 김 감독은 "타격감이 좋은 선수를 앞쪽에 몰아넣었다"며 "박승욱은 LG 선발 임찬규 상대 성적(2023년 4타수 2안타)이 좋고 수비 범위가 좀 더 넓어 넣었다. (선발투수) 이인복이 투심을 많이 던져 내야 수비도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왼손 투수가 나오면 김민성을 대타로 기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응원 많이 해주세요"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재차 그라운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롯데는 2회 초 무사 1루에서 박승욱의 선제 2점 홈런으로 앞서갔다. 경기 전 김 감독이 "(7연패로) 안 좋은 만큼 선제점이 평소보다 더 중요하다"는 바람을 이뤄줬다. 그러나 롯데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곧바로 2회 말 수비서 2점, 3회 1점을 뺏겨 추월을 허용했다. 주장 전준우가 더 늦기 전에 5회 초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귀중한 동점 홈런으로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하지만 6회 말 선발 투수 이인복이 LG 문보경에게 2점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롯데는 9회 초 상대 마무리 유영찬을 공략해 기어코 동점에 성공했다. 선두 타자 김민성의 2루타 후 이정훈의 적시타가 나왔고, 2사 후엔 3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득점까지 기록했다. 롯데는 이날 LG보다 안타(14개-11개)와 볼넷(6개-5개)이 더 많았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이 라인업을 바꿔 2~3번으로 끌어올린 이학주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이정훈은 9회 적시타를 쳤지만 그전까지는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2번에서 6번으로 내려간 정훈이 이날 팀 내 최다 3안타를 기록했다. 7~9번 박승욱-손호영-정보근은 모두 2안타씩 쳤다. 반면 김태형 감독이 잘 치는 타자를 앞쪽에 몰아넣었다는 1~3번 상위 타순은 부진했다. 타순이 극적으로 동점을 이뤘으나 이번엔 뒷문이 말썽이었다. 일주일 만에 등판한 마무리 김원중이 경기 감각 영향인지 제구력 난조를 드러냈다. 무사 1루에서 상대 희생 번트 작전 때 연속 볼넷을 내주더니 무사 만루에서 끝내기 희생 플라이를 맞고 무너졌다. 롯데는 또 고개를 떨궜다. 쉽게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4.18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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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화 타선, 키워드는 '강한 2번+1루 안치홍’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의 컴백으로 한화 타선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타선이 에이스 류현진을 어떻게 돕게 될지가 궁금증을 자아내는 키워드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지난 4일 귀국한 한화 선수단은 6일 자체 훈련, 7일 청백전 등으로 몸을 푼 후 9일 시범경기부터 본격적인 실전 체제에 들어간다.한화 마운드는 류현진의 합류로 탄탄해졌다. 류현진과 신인왕 문동주를 중심으로 짜인 한화 선발 로테이션은 정상급 선발진을 보유한 이강철 KT 위즈 감독도 경계할 정도다.6년 만의 가을야구를 꿈꾸는 한화의 관건은 결국 공격력이다. 한화는 지난해 팀 타율 0.241, 604득점(이상 10위), 100홈런(공동 3위)을 기록했다. 홈런왕 노시환,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채은성 덕에 홈런 순위는 높았으나 다른 타자들이 뒷받침하지 못했다. 결국 노시환(전반기 타율 0.317 19홈런-후반기 타율 0.268 12홈런)과 채은성(전반기 타율 0.291 11홈런-후반기 타율 0.228 12홈런)도 모두 후반기 부진에 빠졌다. 올해는 새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 그리고 FA로 영입한 안치홍이 가세한다. 두 사람의 타순과 포지션은 윤곽이 나왔다. 페라자는 장타와 출루, 도루를 두루 갖춰 상위 타선에 배치될 전망이다. 최원호 감독은 "페라자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가 0.9를 넘겼다(0.922). 삼진은 리그 평균치 정도인 데도 사사구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고 출루 능력에 방점을 뒀다. 발도 빠르다. 페라자는 2022년 도루 15개, 지난해 도루 13개를 기록했다. 최 감독은 "페라자 앞(1번 타순)에 출루율이 높은 선수를 배치하겠다. 페라자는 두 자릿수 이상 도루도 가능하다. 2번 타자에 그를 두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예고했다. 지난해 2번 타자 타율 0.224 OPS 0.614(이상 10위)에 그친 한화에 천군만마다. 안치홍은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에서 1번부터 하위 타순까지 두루 경험했다. 타순보다 수비가 관건이다. 한화는 그의 체력 부담을 줄여 타격에 집중하게 할 예정이다. 최 감독은 "문현빈이 수비 폭이 더 좋다. 문현빈을 선발로 기용한다면 2루수로 활용하는 게 그의 장점을 살리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며 "안치홍의 경우 수비보다 공격 쪽에 더 기대를 걸고 있다. 144경기 전 타석에서 기용하려면 수비까지 부담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닐 거다. 안치홍은 채은성과 함께 1루수와 지명 타자를 중점적으로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0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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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완전체 라인업, 7번 문성주-9번 문보경

LG 트윈스의 완전체 타선이 꾸려졌다. LG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채은성(1루수)-로벨 가르시아(2루수)-오지환(유격수)-문성주(좌익수)-유강남(포수)-문보경(3루수)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부상 선수 없이 완전체 라인업을 이룬 건 이날이 처음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장외 타격왕' 문성주의 7번 배치에 대해 "상위 타순에서 비롯된 찬스가 많이 걸릴 것 같다. 문성주가 타점 능력도 있고"라고 설명했다. 이어 29일 KT 위즈전서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을 기록한 문보경에 대해선 "공을 잘 보고 출루 능력도 갖췄다. 상위 타순과 연결을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발 투수는 아담 플럿코이다. 부산=이형석 기자 2022.08.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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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경기 남은 김원형 감독의 타순 고민...열쇠는 최지훈·크론

“2번이 제일 고민이다.” 시범경기 일정 막판에 들어선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라인업 구성에 대한 고민거리를 털어놨다. SSG는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시범경기에서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을 펼친다. 마운드 운영 계획은 순조롭다. 이날 선발 투수로는 지난해 에이스였던 윌머 폰트가 등판한다. 정규시즌에 준하는 80구를 던질 예정이다. 이어 메이저리그(MLB)에서 돌아온 김광현이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을 치른다. 첫 등판에서 2이닝을 소화한 만큼 최소 3이닝, 길게는 4이닝 이상도 던질 전망이다. 문제는 타선이다. 김원형 감독은 “팀의 풀리지 않은 퍼즐 조각들이 시범경기 남은 세 경기 안에 못 맞출 것 같다. 바로 타순이다”며 “선수 구성은 됐다. 그런데 지금 어느 정도 계산이 서야 하는데 (아직) 세 경기를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2번 타순의 주인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 김원형 감독은 “2번 타자는 출루율도 좋아야 하고 중심 타선까지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 리그에서도 강한 2번 타자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나”라며 “우리 팀에서 그런 역할 해줄 선수가 2번에 들어가면 적합한데 2번에 넣으면 5번, 6번에 구멍이 생긴다”라고 했다. SSG에는 2018년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이끈 한유섬, 두산 베어스에서 중심 타순과 상위 타순을 모두 소화해본 최주환 등 다양한 후보군이 있다. 김 감독은 “그래서 새로운 선수가 2번 타순에 들어가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는 게 고민이다. 스프링캠프 전까지는 최지훈을 생각했다. 2년 동안 거의 풀타임으로 1군에서 뛰며 경험이 충분히 쌓였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최지훈의 시범경기 부진으로 타순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최지훈은 26일까지 시범경기에서 타율 0.200 출루율 0.222에 그치고 있다. 그는 “다만 출루율 부분에서 조금 미흡하다. 그래도 지훈이가 2년 동안 경험도 있고 미래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2번으로 생각했는데 시범경기 동안 신뢰를 100% 얻지 못했다. 세 경기 동안 지켜봐야겠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27일 라인업에서는 최주환을 2번 타자로 내세웠다. 시범경기 동안 부진한 케빈 크론도 타순 고민을 더 하고 있다. 올시즌 KBO리그에 첫 입성한 크론은 시범경기 타율이 0.107에 불과하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부진했던 탓에 부정적인 전망도 조금씩 흘러나온다. 그러나 김원형 감독은 “개막전에서 크론을 믿고 쓴다. 크론이 지금보다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면 다른 고민도 해결되지 않을까 한다”라며 “크론이 중심에서 조금만 해주면 또 다른 대안이 생긴다”고 바라봤다. 그는 “크론이 너무 조급하고 타이밍적인 부분에서 잘 안 됐다고 하더라. 남은 세 경기 동안에는 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서 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겉으로는 일단 밝다. 어느 정도는 저희 계획대로 잘 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차승윤 기자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3.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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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 오지환'에 놀란 수베로 감독, 류지현 감독의 답변은?

"지난 시즌 2루타 41개, 10홈런을 친 유격수를 9번 타자로 배치했다. LG의 선수층이 얼마나 두꺼운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21일 대전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그가 지목한 LG 유격수는 바로 오지환이다. 그는 우천으로 취소된 전날(20일)에 이어 21일 경기에도 9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수베로 감독의 인터뷰를 전해 들은 류지현 LG 감독은 껄껄 웃었다. 류지현 감독은 올 시즌 오지환을 기본적으로 9번 타순에 배치할 계획이다. "컨디션에 따라 2번 또는 6~7번 기용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밝혔지만 오지환이 9번 타순에 배치될 때 타선의 연결이 가장 좋을 것으로 내다본다. 오지환은 지난해 2번 타자로 가장 많은 373타석에 들어섰고, 그다음으로는 9번 타자로 73번 나섰다. 6번(68타석) 7번(60타석) 타순에도 꽤 배치됐다. 류지현 감독이 오지환의 9번 타순 기용을 우선하는 건 체력을 고려해서다. 유격수는 내·외야수 가운데 가장 수비 부담이 크고, 체력 소모가 큰 포지션으로 여겨진다. 류지현 감독은 "오지환의 체력적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축적된 데이트를 보면 오지환의 힘이 있을 때와 없을 때 타율 차이가 있더라"고 공개했다. 체력적 부담이 없을 때 타격이 더 좋다는 의미다. 9번 타자로 나설 경우 상위 타순보다 돌아오는 타석이 적어, 조금이라도 체력적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강한 9번 타자'를 완성하기 위해서다. 상위 타순과의 연결을 생각했다. 지난해 LG에서 9번 타자로 가장 많이 나선 이는 타율 0.247(출루율 0.312)의 정주현(선발 92경기)이었다. 류 감독은 "올해엔 강한 9번 타자를 만들려고 한다"며 "팀 톱타자인 홍창기는 출루율이 높은데, 9번 타자가 출루하면 자연스럽게 상위 타순과 연결되면서 타선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출루율 0.362를 기록한 오지환이 출루하면 이천웅·홍창기 등 리드오프는 물론 김현수-로베르토 라모스 등 중심타선으로 찬스가 연결돼 득점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류지현 감독은 하위 타순 방향성도 설명했다. '8번 타자는 포수가 맡는다'는 고정관념에 관계없이 타순을 꾸릴 계획이다. 이날 경기에는 유강남이 7번(포수), 정주현이 8번(2루수) 타순에 배치됐다. 류 감독은 "포수가 (무조건) 8번 타자로 나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야수 엔트리 시뮬레이션 결과 대타 가능 자원이 3명 정도 있다. 7~8번에 찬스가 걸리면 과감하게 교체할 계획도 있다"라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이형석 기자 2021.03.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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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외국인 타자 NC 알테어…"난 8테어"

KBO리그 팀들은 보통 외국인 타자를 한 명만 보유한다. 전력 극대화를 위해 거포를 데려와 중심 타선에 포진시킨다. 벌써 시즌 30홈런을 때려낸 로베르토 라모스(LG)가 대표적인 경우다. 정교한 타격이 장점이라면 호세 페르난데스(두산)처럼 테이블 세터로 활용하기도 한다. NC는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29)를 '8번 타자'로 내세우고 있다. 생소한 기용법이다. 알테어가 처음부터 8번 타자는 아니었다. 알테어는 삼성과의 시즌 개막전 때 2번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팀의 13번째 경기인 5월 20일 잠실 두산전까지 2번과 4번, 5번, 6번으로 번갈아가면서 투입됐다. 이동폭이 꽤 컸으나 중심타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발목을 잡은 건 타격 슬럼프였다. 당시 알테어의 타율은 0.182(44타수 8안타)에 그치고 있었다. 장타율(0.341)과 출루율(0.265)을 합한 OPS도 0.606으로 낙제 수준. 일찌감치 '퇴출설'이 불거졌다. 알테어의 활용법을 고심하던 이동욱 NC 감독이 내린 처방은 타순 조정이었다. 알테어는 5월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8번타자로 출전했다. 외국인 타자를 하위 타순에 내리는 건 '결단'에 가깝다. 이로 인해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칫 외국인 선수의 자존심까지 건드릴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알테어는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에서 뛴 2017시즌 홈런 19개를 때려낸 커리어가 있다. 알테어는 8번타자로 나선 첫 경기에서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이후 몇 경기를 거치면서 타순이 사실상 '8번'에 고정됐다. 적응력이 기대 이상이다. 가끔 4번과 5번에 투입되는 경우가 있지만, 8번 타순과 비교하면 생산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 NC는 양의지, 박석민, 나성범을 비롯한 국내 타자들의 뎁스가 꽤 탄탄해 알테어를 상위 타선으로 올릴 필요성이 크지 않다. 알테어도 하위 타순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자신을 "8테어"라고 부를 정도다. 그는 "감독님이 내주시는 라인업과 상관없이 매 타석 열심히 한다. (타순을)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며 "시즌 초 타격이 부진했을 때 감독님과 상의했다. 그때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8번 타순의 기대 타율은 꽤 낮다. 지난해 KBO리그 평균 8번 타순 타율은 0.236였다. 올 시즌 NC의 8번 타순 타율은 0.306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3할대를 기록 중이다. 그 중심에는 알테어가 있다. 중심 타선에서 내려온 그가 찬스를 살리고, 상위 타선으로 또 다른 찬스를 연결하고 있다. 알테어는 3일까지 8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9, 21홈런, 78타점을 기록 중이다. 흠잡을 곳이 없다. 도루를 5개만 추가하면 20-20클럽 가입이 가능하다. '8번 타순'에서 반등한 알테어. 선두 NC를 이끄는 원동력 중 하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9.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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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불가' 강백호 잃은 KT, 상승세에서 맞이한 위기

KT 간판 타자 강백호(20)가 전력에서 이탈했다. KT에 큰 악재다. 강백호는 지난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3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1회 볼넷을 얻어내며 선취 득점을 했고, 7회는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치며 변함없는 공격 기여도를 보여줬다. 그러나 불운했다. 7-7 동점이던 9회말 수비에서 롯데 타자 신본기의 파울 파구를 포구하는 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었다. 홈팀 불펜과 그라운드 경계선에 있는 그물망 하단에 날카로운 쇠 재질 고정 장치가 커버 없이 삐져 나와 있었고 손을 짚는 과정에서 쓸리고 말았다. 오른 손바닥 5cm가 찢어졌다. 병원 이동 뒤 받은 검진에서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피부뿐 아니라 근육까지 찢어졌다고 한다. KT는 그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다른 선수의 이탈과는 파급이 다르다. 강백호는 KT 타선의 중심이다.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뒤 가장 먼저 그의 타순과 포지션 변화를 예고했을 만큼 팀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 성적이 증명한다. 올 시즌 출전한 78경기에서 타율 0.339(304타수 103안타)·38타점·OPS(출루율+장타율) 0.908를 기록했다. 홈런은 예년보다 적지만 안타 생산 페이스가 빠르다. 25일 기준으로 타율 4위, 최다 안타 2위에 올라 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WAR)은 2.89. 외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에 이어 팀 내 2위다. 신인이던 지난 시즌과 달리 기복이 없다. 지난 시즌 겪었던 부침을 교본 삼아, 슬럼프 빈도와 기간을 줄였다. 홈런과 타점은 로하스보다 적지만, 꾸준한 타격 페이스를 감안하면 팀 기여도가 더 높은 타자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박빙 승부나 득점이 절실한 상황에서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다. 결승타는 팀 내 1위는 8개다. KT는 올 시즌 팀 득점(341개) 9위다. 타점(320개)은 8위. 로하스는 기복이 있고, 황재균도 5월 중순 이후 침체다. 박경수는 규정 타석을 채운 리그 타자 가운데 타율이 가장 낮다. 그나마 강백호가 3번 타순에서 해결사와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덕분에 5월 이후 5할 승률 언저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강백호의 이탈은 치명적이다. 같은 포지션에 조용호, 송민섭 등 빠르고 작전 수행력이 좋은 타자가 있다. 그러나 강백호 공격력을 메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지명타자로 나서는 유한준을 외야로 복귀하고, 현재 3루수 포지션에서 선발-교체를 번갈아 맡고 있는 황재균과 윤석민을 그 자리에 투입하는 게 전력 저하를 막는 최선이다. 노장 선수의 체력 안배에 문제가 생긴다. 무엇보다 3번 타순에 마땅한 선수가 없다. KT는 선발과 불펜진을 시즌 전 구상대로 구축하며 안정화를 꾀했다. 결과도 좋다. 그러나 강백호의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타자 한 명이 타선의 짜임새과 무게감에 미치는 영향력은 적지 않다. 상위팀에도 까다로운 상대던 KT다. 위기에 놓였다.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9.06.2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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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의 가을④]강민호-손아섭, 롯데의 한결같은 버팀목

한결같은 기량과 경기력으로 롯데의 포스트시즌을 이끌었다. 안방마님 강민호(32)와 외야수 손아섭(29) 얘기다. 기본 기대치가 높아 활약조차 온전히 주목받지 않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화려한 핀 조명이 비추지 않아도 존재감은 묵직하다. 두 선수가 없는 롯데는 상상할 수 없다. 롯데의 경기력은 강민호의 출전 여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백업 포수층이 얇기도 하지만 공수에서 미치는 그의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시즌 후반 당한 무릎 부상 여파에도 투혼을 발휘했다. 출전 관리를 받고도 리그 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987⅔)을 소화했다. 마운드 전력 향상도 강민호가 있기에 가능했다. 선발투수들은 승리투수간 된 뒤 한 목소리로 강민호의 리드로 공을 돌렸다. 공격 기여도도 높다. 최근 만난 강민호는 떨어진 타격감 탓에 자조 섞인 농담을 했다. 팀 타자들과 비교한 탓이다. 그는 125경기에서 타율 0.281를 기록했다. 3년 연속 3할 타율을 넘기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쟁 구도를 리그 포수로 보면 단연 돋보인다. 3.18승을 기록 중인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1위다. 홈런(22개)와 타점(67개)도 마찬가지. 올해는 팀 성적까지 뒷받침되고 있다. 4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탈환할 수 있는 기회다. 손아섭은 빈자리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그는 팀이 치른 139경기 모두 출전했다. 교체 출전도 1번 뿐이다. 롯데 상위 타순과 우측 외야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고 있지만 기복도 없다. 롯데 타자 가운데 가장 꾸준한 타격감을 보이며 3할 3푼(0.338) 대 타율을 유지했다. 팀 내 1위다. 득점(112점), 출루율(0.426)도 마찬가지. 경기를 준비하는 모든 노력이 손아섭의 근성을 말해준다. 하루 일과를 모두 경기에 맞춰 계획대로 움직인다. 2015년 부상으로 한 달 이상 결장한 뒤 유독 부상을 경계했다. 스트레칭과 웨이트트레이닝 시간을 늘리기 위해 예년보다 1시간 먼저 취침하고 기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빡빡한 일과를 매일 같이 해낸다는 것이다. 두드러지진 않지만 변화도 시도했다. 타석에선 참는 법을 배웠다. 공격적인 성향이 짙은 선수지만 상황에 맞는 타격을 노렸다. 손아섭은 "복판으로 들어오는 좋은 공도 내버려둘 때가 있다.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수비에서도 강한 어깨를 과시하는 상황이 줄었다. 누상 주자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여유가 생겼다. 자신은 "생각하는 수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암흑기던 지난 4년 동안도 두 선수가 있어 시즌 막판까지 순위 경쟁을 할 수 있었다. 올 시즌에는 워낙 극적인 요인들이 많아 두 선수의 '상록수 활약'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다. 하지만 모두가 인정한다. 강민호와 손아섭이 없었다면 포스트시즌 진출도 불가능했다는 것을 말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o@joins.com사진=롯데 제공 2017.09.22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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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 홈런 기쁨보다 피홈런에 속 쓰린 남자

두산 양의지는 자신의 홈런에 큰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상대에게 내준 홈런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는 "내가 경솔했다"며 자책했다.양의지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 5번 타자로 나서 4타수 4안타·3타점·4득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팀의 15-5 대승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0-0으로 맞선 2회 상대 선발 정용운을 공략해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홈런은 결승 타점이 됐다. 14-5로 크게 앞선 8회 다시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갔다.11-5로 앞선 8회 바뀐 투수 배힘찬의 직구를 받아쳐 좌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양의지의 두 번째 홈런은 타선에 불을 재점화했고, 두산은 15-5 대승을 거뒀다. 양의지는 올 시즌 3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73·9홈런·28타점·26득점을 기록했다. 장타율(0.653)과 OPS(0.437)의 합은 1.090에 달한다. 리그 2위의 타격을 비롯해 홈런(공동 5위)·타점(공동 10위)·출루율(8위)·장타율(3위) 등 공격 전부분에서 리그 상위에 올라있다. 고질적인 무릎 통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고감도 타격감을 뽐내며 팀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5번 타순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양의지는 5번에 있어야 한다"며 신뢰를 보내고 있다. 5번 타순과 궁합이 잘 맞는다. 양의지는 "4번 김재환, 6번 오재일 사이에 있어서 덕을 봤다"며 "두 좌타자 사이에 있으면, 상대 좌투수를 만나는 확률이 높다. 개인적으로 오른손 투수보다 좌투수가 편하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올해 우투수 상대 타율 0.330, 좌투수 상대 타율은 0.611에 달한다. 방망이는 거들 뿐이다. 양의지는 자신의 주임무가 "타격이 아닌 포수"라고 했다. 자신의 홈런 두 방보다 선발 장원준이 허용한 피홈런 2개가 더 속이 쓰렸다. 그는 "서동욱의 한 방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볼넷을 허용했다"며 "김주형과 승부를 쉽게 생각하고, 초구를 가운데로 요구했다. 내 잘못이다. 장원준 형에게 미안하다"라며 자책했다. 그러나 고개를 숙였지만, 리그 최고 포수는 분명하다. 양의지가 리드하고 있는 두산 마운드는 시즌 내내 리그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양의지는 마운드를 추켜세웠다. 마운드의 호투가 여러 시너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투수들이 호투를 해주면서 수비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수비를 짧게 하면 집중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타석에서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나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무릎이 좋지 않아서 오래 앉아있으면 힘들다. 타격에 지장을 받는다. 공격적인 리드를 하려고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양의지는 두산의 단독 선두 질주에 숨은 원동력이다. 유병민 기자 2016.05.19 11:00
야구

'쐐기 투런' 7번 정성훈 효과, 흐뭇한 양상문 감독

"위쪽에 내 자리가 없던데요."LG 베테랑 타자 정성훈이 1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를 앞두고 한 말이다. '위쪽'은 타순을 뜻한다. 정성훈은 지난 14일 잠실 롯데전을 시작으로 17일 대전 한화전까지 3경기 연속 7번 타순에 배치됐다. 양상문 LG 감독은 손목 부상에서 회복한 정성훈이 부담이 적은 하위 타순에서 페이스를 조절하도록 배려했다. 그가 하위 타순으로 분류되는 7번에 자리한 건 2012년 7월28일 인천 SK전 이후 3년 반 만이다.LG의 '7번 정성훈 효과'는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폭발했다. 정성훈은 6타수 4안타·1타점·4득점으로 팀의 18-2 대승에 기여했다. 17일 한화전에서는 해결사 역할을 맡았다. 3-0으로 앞선 4회 1사 2루 기회에서 바뀐 투수 권혁의 초구 143㎞짜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이글스파크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승기를 가져오는 한 방이었다. LG는 정성훈의 홈런에 힘입어 한화를 6-4으로 제압하고, 2연승을 달렸다. 정성훈은 리그 최고 수준의 타격 실력을 자랑한다. 그가 7번에 자리하게 되면 상대 투수는 하위 타선을 쉽게 상대할 수 없다. '7번 정성훈' 효과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중심 타자들이 선두 타자로 나서 출루에 성공하면 7번 정성훈에게 타점 기회가 온다. 이날 홈런이 그랬다. 히메네스와 서상우의 연속 안타로 1점을 추가한 1사 2루 기회에서 정성훈에게 기회가 왔다. 정성훈은 홈런을 날랐다.하위 타순은 투수 입장에서 공격적인 승부를 통해 투구 수를 아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성훈이 등장하게 되면 상대 배터리는 어려운 승부를 해야 한다. 투수의 투구 수는 증가한다. 정성훈에게 출루를 허용하면 하위 타순과 승부를 펼쳐야 한다. 8~9번 타자들은 자신을 잡기 위해 들어오는 투수의 공격적인 성향을 간파하고 공략할 수 있다.3년 반 만에 자리한 하위 타순이 어색할 법 하지만, 정성훈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위쪽의 후배들을 격려했다. 그는 "위쪽에 내자리가 없는 것 같다. 후배들이 잘 해주고 있어서 내가 부담없이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며 웃었다.양상문 감독은 그런 정성훈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양 감독은 "정성훈이 하위 타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7번에서 상대를 압박하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 컨디션이 올라왔다고 판단되면 상위 타순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유병민 기자 2016.04.1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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